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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줍던 어르신들, 든든한 일자리 생겼다

  • 국제신문
  • 2014-08-04
  • 조회수 812

폐지 줍던 어르신들, 든든한 일자리 생겼다

김해 마을기업 '회현당' 문 열어

  • 국제신문
  •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
  • 2014-08-03 20:46:45
  • / 본지 12면
   
지난 2일 폐지 줍는 노인들을 위해 문을 연 경남 김해시 '회현당'에서 노인들이 참기름을 짜 포장하고 있다. 생명나눔재단 제공
- 참기름 생산·커피 등 제조 판매
- 노인 5명이 운영, 수익금 나눠
- 식사제공 등 사회안전망 역할도

"폐지를 주워 생활하던 지난 날은 하루 하루가 서글펐지만 이제는 즐겁습니다. 참기름을 짜고 야채를 다듬으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일을 한다기보다 친구와 노는 듯합니다."

올해 여든 세살인 이태임(여) 씨. 이 씨는 최근 지난 2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폐지 줍는 노인들을 위해 경남 김해시 회현동에 문을 연 마을공동체 '회현당'(본지 3월 25일 자 13면 보도)에서 바쁜 하루 일과를 보내고 있다. 참기름을 짜는 등의 일을 하는 그는 한 여름철 덥다 못해 지글지글 끓는 듯한 땡볕도 아랑곳 않고 수레를 끌며 폐지를 줍던 지난 날을 회상하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곳에서 함께 일하는 박회순(여·79) 씨도 같이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이 아주 즐겁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회현당에서 일하기 전, 낮에는 폐지를 줍고 밤에는 반길 이 없는 집에 돌아가 홀로 TV를 보며 하루를 보냈다. 아무리 폐지를 주워도 하루 벌이는 1000∼2000원이 고작이었고, 한 달 동안 뼈빠지게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은 10만 원을 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함께 일하는 5명의 노인들은 누가 일을 많이 하든 적게 하든 관계없이 공동으로 회현당을 이끌어 가며 수익을 나눠 가진다.

이들의 일터인 회현당은 생명나눔재단이 주축이 되어 설립자를 모집하고 기금을 모아 회현동주민자치센터 앞 1층에 마련한 시설이다. 100㎡ 규모인 이곳에는 '외할머니 참기름'을 생산하는 착유실과 판매실, 카페, 포장실, 쉼터 등이 마련되어 있다.

지난 3월 생명나눔재단이 회현당 설립 추진에 나선 이후 '첫손님가게'(가게를 찾는 첫 손님의 결제금액이나 수익금 전액을 손님 이름으로 기부하는 제도)가 3000만 원의 설립기금을 지원했다. 시민을 대상으로 모집한 설립자 535명도 5284만4746원을 보탰다. 이들은 또 에어컨과 냉장고, 테이블 등1480만 원 어치의 물품도 후원했다. 공간설계, 카페인테리어, 전기공사, 주방 및 창고 설치 등은 자원봉사자들이 재능기부를 했다.

회현당은 그동안 폐지를 주워 생활해온 노인 5명이 하루에 3시간씩 운영한다. 노인들은 자체 브랜드인 '외할머니 참기름'을 만들고, 카페에서는 커피를 판매한다. 또 첫손님가게에서 의뢰한 야채 다듬기와 각종 물품 소포장 등을 하고 매월 20만 원을 받는다. 노인들이 기초건강을 유지하고 식사를 거르는 일이 없게 이곳에서는 아침과 점심식사도 제공된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앞으로 20명이 이곳에서 일할 예정이다.

생명나눔재단 관계자는 "여기에서 만든 참기름을 구매하면 폐지 줍는 노인들을 직접 돕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사회가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부탁했다.